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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ETABLES

극강의 향 트러플 , 송로 버섯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면서 설레는 순간을 뽑으라면 몇 가지를 뽑아 볼 수 있다.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과 이야기 소리, 그리고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항상 반갑다.

또 무엇이 있을까? 요리를 하면서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키친에 흐르는 긴장감 마저도

나에게는 언제나 환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를 뽑자면 좋은 재료를 만났을 때 쉐프들은 설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수 재배한 채소나 퀄리티가 좋은 고기나 생선들을 만났을 때는 머리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중에서도 진귀한 요리 재료들을 만나면 더욱더 그렇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재료 중 하나에 버섯이 있다. 종류도 여러 가지 일 뿐더러, 향과 질감 그리고 맛까지 어디 하나 빠질 곳이 없는 좋은 식재료이다. 

 

예전에 TV에서 연예인들 냉장고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냉장고 속에는 여러 진귀한 재료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안 빠지는 것이 있었다. 바로 트러플, 송로 버섯이다. 

지금이야 미디어에 많이 등장하고 또 손쉽게 여러 가지 트러플 제품을 접해 볼 수 있어서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화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트러플 소금, 트러플 오일 심지어 모 햄버거 회사에 트러플 버거 메뉴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 

종이장처럼 얇게 썰어 먹지만 음식 안에서 엄청난 향으로 요리의 품격을 두텁게 만들어주는

트러플, 송로 버섯에 대해 알아보자. 

 

Black truffle

트러플 버섯은 보통의 버섯들과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버섯이라는 자체가 식물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식물의 뿌리에 속하는 부분을 버섯에서는 균사라고 부른다. 이 균사는 영향분을 모으기 위해 땅속에 가지를 뻗는다. 

이 영양분과 에너지들이 축적이 되면 자실체라는 것을 만들어 내고 이 자실체들이 땅을 뚫고 나오게 된다.

이 자실체가 우리 가 먹는 버섯의 부위가 된다.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들도 같은 원리이다.

하지만 트러플의 모양을 살펴보면 둥근 모양이거나 일반의 버섯과는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트러플의 자실체는 땅 속에 있어 눈으로 찾기 힘들다. 땅 속에 있기에 단단한 껍질이 속살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크기는 다양하다. 밤알만 한 작은 크기부터 솔방울처럼 큰 녀석도 있다.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트러플도 나무를 숙주를 삼고 있는 다른 버섯과 비슷한 관계를 보여준다. 보통 참나무나 개암나무 등과 공생관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특유의 향으로 포자를 퍼트려 야생 동물들을 모으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유럽에서는 트러플 헌팅에 나갈 때는 훈련된 개를 데리고 나간다. 예전에는 돼지를 데리고 나갔지만 돼지들은 트러플을 찾으면 먹어 버린다고 한다. 비싼 재료를 찾아다니는 것만큼 신나는 일도 없지만, 그로 인해 좋지 못한 사례들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돈이 되는 일인 만큼 간혹 사람들이 훈련된 개들의 입에 마스크를 채우고 혹사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트러플에는 블랙 트러플과 화이트 트러플로 나눌 있는데, 블랙 트러플에서도 계절에 따라

winter, summer 트러플로 나눈다. 블랙 트러플과 화이트 트러플의 맛은 확연히 다르다.

블랙 트러플은 화이트 트러플에 비해 향이 연하고 흙냄새가 나며, 알코올 성분 화합물이 섞여 있어 특유의 냄새가 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 냄새 때문에 입맛을 잃어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있다.

화이트 트러플은 향이 진하고 맛이 강하며 자극적이다.

그래서 요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종이장처럼 얇게 슬라이스 해서 음식에 올리는 것이 가장 맛있다.

 

white truffle

 

비싼 재료인 만큼 보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껍질이 수분을 먹게 되면 다른 미생물에 의해

부패되기도 쉽고 그러 인해 향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보통 쌀이나 메밀 같은 것과 함께 밀폐용기에 보관하거나

마른 종이 타월에 감싸서 보관해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화이트 트러플을 쌀이나

계란과 함께 밀폐용기에 보관을 하고, 향이 베어든 쌀을 가지고 리조토 만들고 계란을 가지고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때 쓴다.  

 

 

수요가 엄청 많지만 공급이 제한적이고 가격도 높기 때문에, 다른 제품으로 트러플을 접해 볼 수 있다.

페이스트나 오일, 소금이 가장 접하기 쉽고 버터나 밀가루 같은 제품도 만나 볼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트러플의 맛을 느껴볼 수는 있지만 이러한 제품 상 인공의 맛을 지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나 또한 오일과 소금을 자주 사용하고 있고, 적절하게만 사용한다면 음식에 맛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아무리 비싸거나 맛이 좋은 재료라 하더라도 뭐든지 과하면 요리를 망치게 된다.

그래서 요리에서는 재료들 간의 궁합이나 맛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 중에 나의 최애는 트러플 향이 베어든 계란을 가지고 만든 까르보나라가 아닐까 싶다.